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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몬드의 공책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세계 영화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영화들은 많다. 이나 와 같은 고전 걸작까지 굳이 올라가지 않더라도 이제는 할리우드의 히어로 블록버스터도 인정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물론 이 커다란 시리즈를 그들과 동급의 반열에 올리자는 것이 아니다. 여러모로 다른 의미로 (이하 인피니티 워)는 프랜차이즈 시리즈물의 새 지평을 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의 커다란 족적이자 기념비같은 작품이다. 2008년에 이 개봉했을 때, 마블 스튜디오와 케빈 파이기는 라는 프랜차이즈를 영화화할 구상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로부터 딱 10년이 지난 지금, 어벤져스와 MCU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그리고 앞으로도 벌어들일 최고, 최대의 프랜차이즈 시리..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느와르 영화를 볼 때 마다 느끼는 점이 하나 있다. 스타일리시한 것과 허세가 잔뜩 들어간 것은 다르다는 것. 그리고 그 두가지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영화가 많다는 것. 전자에 해당하는 영화를 꼽자면 2017년 작 이 있을 것이고, 후자에 해당하는 영화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거론하기에도 벅차지만 당장 최근의 영화를 떠올려보면 역시 2017년 작 가 있겠다. 은 여러모로 브이아이피보다는 불한당에 가깝기는 하다. 아니, 오히려 여러모로 불한당의 느낌이 진하게 나는 영화다. 색감의 활용이나 사운드의 퀄리티는 뛰어나다. 반짝이는 장면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외형적인 부분에만 신경을 썼는지 이야기는 갈수록 동력을 잃는다. 영화의 이야기는 젠가가 아니다. 애써..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중문화는 추억을 먹고 자란다. 추억 속의 그 게임, 그 노래, 그 영화에서 파생하여 새로운 게임, 노래, 영화가 탄생한다. 그리고 그렇게 새로운 문화가 세상의 주류로 자리잡는다 해도 추억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복고 열풍과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이를 입증한다.스티븐 스필버그의 13년만의 SF 작품, 은 이런 추억들을 더 이상 뒷배경에 머무르게 놔두지 않고 최전선에 세운 영화다. 2045년이라는, 최첨단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에서 주가 되는 요소들은 역설적으로 8090 시대의 대중문화에 대한 추억이다. 사실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웨이드 “Z”와 할러데이는 요즘 말로 덕후(미국식으로는 nerd)에 더 가까운 인물들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뜨거움' 다루기역사 소재 영화, 특히 일제강점기나 민주화 운동 시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 대해서 흔히들 '필연적으로 뜨거워질 수밖에 없는 영화'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소재인 것은 맞지만 소재만으로는 영화를 만들 수 없고, 그렇기에 이런 류의 소재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어떤 영화들은 소위 '국뽕'이라고 불리는 애국심 마케팅 논란에 시달리기도 하고, 어떤 영화들은 함량 미달의 완성도로 인해 소재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한다. 결국 과 같은 영화들의 주요 관건은 이러한 '뜨거움'을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지나치게 소재에 매몰되어 충분한 개연성을 확보하지 못한 이야기를 '감독만 먼저 뜨거워진 채로' 전..
*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2016년에 이 있었다면 2017년에는 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한국 영화계 최초의 좀비 블록버스터 장르물이라면 는 한국 영화계 최초의 판타지 블록버스터 장르물이라는 가장 큰 공통점이 있고, 결국엔 두 작품 모두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닮은 점이 많이 떠올랐다. 뒤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신파에 대한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렸다는 점에서도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좋지 않은 평들을 보고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재밌었다. 물론 강약조절이 조금 뜬금없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크게 떨어진다는 느낌은 주지 않은 수준의 평이한 이야기이다. 사실 그저 그런 평이한 수준의 이야기는..
*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현존 최고의 상영관이라는 코엑스 메가박스 MX관에서 을 봤다. 이 MX관은 본래의 M2관을 새롭게 리뉴얼한 것인데, 예전에 M2관이었을 때에 비해서 리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좌석이 좀 딱딱한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사운드는 여전히 끝내줬다! 그리고 메가박스에서 파는 스파이더맨 콤보를 샀다! 반반팝콘에 콜라 두잔 (스파이더맨 컵에 나온다!)이 나오고 무려 스파이더맨 머리를 준다! 이 안에도 팝콘이 담겨 나왔는데 다 먹고 씻어서 내 방 서랍 위에 올려놨다. 은근 잘 만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히어로인 스파이더맨의 첫 MCU 솔로무비이다보니 할 말이 많다. 은 태생적으로 샘 레이미가 감독하고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 제임스 프..
*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내가 영화를 볼 때 주의 깊게 보는 요소들은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크게 인물, 이야기, 연출이다.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선명하고 각 인물들 간의 관계가 지나치게 모호하거나 불분명하지는 않은가. (복잡함과 모호함은 다르기 때문에 이 둘을 구별하는 어려운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는가!) 이러한 인물 특성을 바탕으로 한 행동과 대사가 개연성을 지녀 이야기로 전개되는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이든, 그렇지 않은 영역이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이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일관적이고, 아름답게 (이 ‘아름답게’의 의미는 굉장히 다양함!) 카메라에 담겨지는가. 영화를 정말 전문적으로 본다거나 평가할 수 있는 그런 입장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취향에 맞게 감상하는..
*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주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인류에게 우주는 미지의 공간이자 미개척의 영역이면서,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이자 경외로운 곳이기에 사람들마다 다르게 우주를 받아들이는데, 이는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다양한 SF 장르 영화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우주를 미지의 두려움으로 나타내는 대표적인 영화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라면, 우주를 미개척의 가능성으로 표현하는 대표적인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이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확장성이나 폭발력은 그들이 배경으로 하는 우주의 크기만큼이나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는 새해 극장가의 기대작으로 꼽혔다. 으로 훌륭한 연출력을 선보였던 모튼 틸덤..
*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이 리뷰는 일반적인 영화 리뷰와는 조금 다릅니다. 달콤해야 하는데 는 씁쓸한 영화다. 사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찾아봤던 다양한 루트의 리뷰들을 통해서는 '황홀하고 달콤한 뮤지컬 멜로 영화'라는 이미지를 많이 받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마치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속 '초록 불빛 메타포'와 같달까. 물론 가 해외의 공신력있는 영화 평점 사이트들로부터 만점에 육박하는 매우 높은 점수들을 받은 것과 (메타크리틱 스코어 93점, 로튼토마토 전체 신선도 94%) 제 22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무려 8관왕을 차지했고 (각본상, 감독상, 미술상, 음악상, 작품상, 주제가상, 촬영상, 편집상) 2017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현재 7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는..
2017년이 되었다. 아직 2016년이 작년이라는 사실이 어색하지만, 작년의 큰 목표들 중 하나였던 '극장에서 영화 50편 이상 관람하기'는 실패로 돌아갔다. 올해는 꼭 50편을 채워야지. 그래도 40편이면 나름 많이 본 편에 속한다고 생각하기에, 작년 한 해 내가 극장에서 본 영화들을 기록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짧게 해보려고 한다. 1. 2016년 1월 2일 센트럴 메가박스에서 영드 의 팬인 나에게 이런 크리스마스 스페셜은 너무나도 반가웠지만, TV 드라마의 연장선상이 스페셜을 단독 영화처럼 홍보하고 극장에서 상영한 메가박스의 무리수가 아니었나 싶다. 분명히 팬들에게는 좋은 서비스였는데... 일반 관객들에게는 많이 불친절한 작품이었다. "우리가 아는 그 '셜록'만큼은 아니지만, 머지않아 돌아올 그..
*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2016년 7월 21일에 작성했던 리뷰글을 티스토리에 옮겨온 것입니다. 는 재미있습니다. 마술이라기보다는 초능력과 최첨단기술을 활용한 듯한 화려한 CG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전편의 스탠스는 그대로 가져가며 새로운 등장인물들과 함께 마카오로 무대를 옮긴 이 영화는 근래 할리우드는 물론 한국에서도 적당한 이야기와 스케일에 유명 배우들을 데리고 양산하듯이 만들어내던 케이퍼무비의 피로감을 느끼던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바로 '마술'이라는 소재 때문이죠. 데이비드 카퍼필드 같은 유명 마술사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이 분명해보였던 전편의 무대 위 프레젠테이션 형식의 마술쇼 장면이 나오지 않은 것과 더불어 마술쇼의 비중이 전편보다 ..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2016년 7월 26일에 작성했던 리뷰글을 티스토리에 옮겨온 것입니다. . 이 영화를 본 건 지난 목요일이었습니다. 거의 일주일이나 지난 오늘에서야 이 기대작에 대해 리뷰를 쓰는 것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꽤나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그만큼 많은 말들을 쏟아낼 것입니다. (물론 수많은 토론과 논쟁, 심지어는 전문 무속인들의 분석까지 이끌어냈던 지난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이자 문제작이었던 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면에서요.)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좀비 영화를 보아왔지만, 그 중 한국영화는 없었습니다. (더 정확히는 '좀비버스터'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마 좀비라는 콘텐츠가 그 특성 상 대중적인 인기보다는 매니악한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