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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 공든 믿음이 무너질까?

김아몬드 2018. 5. 22. 15:30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느와르 영화를 볼 때 마다 느끼는 점이 하나 있다. 스타일리시한 것과 허세가 잔뜩 들어간 것은 다르다는 것. 그리고 그 두가지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영화가 많다는 것. 전자에 해당하는 영화를 꼽자면 2017년 작 <불한당>이 있을 것이고, 후자에 해당하는 영화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거론하기에도 벅차지만 당장 최근의 영화를 떠올려보면 역시 2017년 작 <V.I.P>가 있겠다. <독전>은 여러모로 브이아이피보다는 불한당에 가깝기는 하다. 아니, 오히려 여러모로 불한당의 느낌이 진하게 나는 영화다. 색감의 활용이나 사운드의 퀄리티는 뛰어나다. 반짝이는 장면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외형적인 부분에만 신경을 썼는지 이야기는 갈수록 동력을 잃는다. 


   영화의 이야기는 젠가가 아니다. 애써 쌓아놨으면 무너트리면 안되는 법이다. 무너트려놨으면 왜 그래야만 했는지 설득이라고 하려고 하거나. 자, 그래서 정말로 서영락이 이선생이라고 치자. 영화는 관객들에게 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반전을 던져놓고 마치 "믿거나 말거나 그건 당신들 몫이야"라고 말하는 듯 하다. 물론 영화의 주제가 '믿음'인 건 맞다. 그래서, 이 모든게 맥거핀이라고 치자. 개연성없는 반전으로 끝나버린 영화의 이야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마저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건 영화적 미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다. 좋은 점도 분명히 보인 영화이기에, 류준열과 조진웅, 그리고 김주혁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도 출중했기 때문에 더더욱 마지막이 아쉽다.


   아 그리고, 마약을 흡입하는 장면도 그렇고, 선정적인 노출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잔인하거나 폭력적인 장면들도 다수 나오는데도 청소년 관람불가가 아니라 15세 관람가인 것도 의아하다. 약빨고 심의했나...?


"믿음의 공든 탑을 무너트리려면 이것보다는 더 설득력이 있었어야 했다."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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