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몬드의 공책
(2016년 7월 21일 작성글) <나우 유 씨 미 2>, 괜찮은 오락영화의 딜레마 본문
*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2016년 7월 21일에 작성했던 리뷰글을 티스토리에 옮겨온 것입니다.
<나우 유 씨 미 2>는 재미있습니다. 마술이라기보다는 초능력과 최첨단기술을 활용한 듯한 화려한 CG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전편의 스탠스는 그대로 가져가며 새로운 등장인물들과 함께 마카오로 무대를 옮긴 이 영화는 근래 할리우드는 물론 한국에서도 적당한 이야기와 스케일에 유명 배우들을 데리고 양산하듯이 만들어내던 케이퍼무비의 피로감을 느끼던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바로 '마술'이라는 소재 때문이죠. 데이비드 카퍼필드 같은 유명 마술사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이 분명해보였던 전편의 무대 위 프레젠테이션 형식의 마술쇼 장면이 나오지 않은 것과 더불어 마술쇼의 비중이 전편보다 줄어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지만, 포호스맨 멤버들이 카드를 주고받는 중반부의 장면은 오히려 후반부의 클라이맥스 세션보다 더 화려합니다. (이는 전편과는 감독이 바뀌어서 일까요? 감독교체에 대해서는 썩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통쾌함과 스릴을 동시에 선사하는 카드 빼돌리기 신을 지나면, 영화는 딜런과 포호스맨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라이오넬 슈라이크가 죽었던 금고까지 끌어들이고서야 최종 무대가 기다리고 있는 런던으로 향합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CG만큼이나 마술 신을 인상깊게 만들어주었던 요소가 바로 포호스맨 멤버들의 호흡이었는데요. 개인적으로 '헨리' 역을 맡았던 아일라 피셔가 임신으로 인해 하차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조금 아쉬웠었는데요, 영화를 보니 새로 합류한 리지 캐플란의 '룰라' 또한 포호스맨 멤버들과 호흡이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출연진 이야기를 하니 다니엘 래드클리프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해리포터> 이후 딱히 발전이 없다" 라는 대중들의 인식과는 달리 나름대로 인상적인 필모를 구축해가고 있는 배우이기에 저는 이번 영화에서 맡은 빌런 '월터'에게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데인 드한 같은 에너지를 기대했었는데요, 아쉽기에 그런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아니었더라고 아무 문제 없었을 역할'이라는 느낌이랄까요. 거기에 마카오의 마술가게에서 등장하는 주걸륜과 채천의 정체는 단순히 마술가게 주인과 그 아들의 역할은 아니리라 짐작은 했었지만, 아무래도 뜬금없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기존의 배우들은 여전히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며 이야기를 진행시킵니다. 전편이 제시 아이젠버그의 독무대였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데이브 프랭코가 조금 더 눈에 띄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런 시각적 볼거리나 오락성과는 별개로 <나우 유 씨 미 2>가 좋은 영화인가? 라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나우 유 씨 미> 시리즈는 오락성에 중점을 둔 대중적인 시리즈입니다. 수많은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 중에서도 눈에 띌 정도로 좋은 흥행 스코어를 기록했던 만큼 그 대중성 또한 인정을 받았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러나 우리는 '흥행 성적 = 작품성'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죠. <나우 유 씨 미 2>는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주는 스토리와, 너무나도 예상하기 쉬운 후반부의 클라이맥스, 그리고 심지어 뜬금없기까지 한 마지막의 반전 때문에 '재밌긴 한데 구멍이 많은 영화'라고 많은 사람들에게 비슷한 평을 듣고 있습니다. 어쨌든 <트랜스포머> 시리즈나, 최근에 개봉했던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가 보여줬던 CG만 있고 스토리는 없는 정도는 아니기에 저는 "6점"정도 주고 싶습니다.
좋은 마술이라하면, 관객들에게 저 마술의 비법은 뭘까? 라는 궁금증을 유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술의 가치란 바로 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나우 유 씨 미 2>의 마술에 대해서 가치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관객들은 영화 속 마술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지 않습니다. 전편에서보다 마술의 비법에 대한 설명이 줄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마술보다는 초능력과 첨단기술을 황용한 CG 퍼포먼스를 굳이 비법을 설명하려는 것이 더 우스운 일이었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나우 유 씨 미 2>는 이러한 지점에서 마술 영화라기 보다는 마술이라는 요소를 활용한 케이퍼 무비라고 생각하는 것이 맘 편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스토리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본다면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을 영화라는 이야기입니다.
"궁금함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마술이 가치 있을리가. 딱 예상 그대로의 킬링타임용 영화"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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