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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詩

박준, 여름에 부르는 이름

김아몬드 2018. 6. 5. 17:45

ㅡ 박준, 여름에 부르는 이름



방에서 독재했다 
기침은 내가 억울해 하고
불안해 하는 방식이었다
 
나에게 뜨거운 물을
많이 마시라고 말해준 사람은
모두 보고 싶은 사람이 되었다
 
팔리지 않는 광어를
아예 관상용으로 키우던 술집이 있었다
 
광어 이름하고
이름이 같았다
 
대단한 사실은 아니지만
나는 나와 같은 이름의 사람은
번도 만나보지 못했다
 
벽면에서 난류를
찾아내는 동안 주름이 늘었다
 
여름에도 이름을 부르고
여름에도 연애를 해야 한다
여름에도 별안간 어깨를 만져봐야 하고
여름에도 라면을 끓여야 하고
여름에도 두통을 앓아야 하고
여름에도 잠을 자야 한다
 
,
잠을 끌어당긴다
선풍기 날개가 돈다
 
약풍과 수면장애
강풍과 악몽 사이에서
 
오래된 잠버릇이
당신의 궁금한 이름을 엎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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